초기 멤버의 성장이 멈췄어요. 어떻게 해야하죠?
함께 시작한 사람이 어느 순간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. 회의에서 같은 말을 반복하고, 맡은 일의 범위가 점점 좁아지고, 새로 합류한 사람이 더 빠르게 결과를 만든다.
이런 상황을 마주한 대표는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한다. 이 사람을 계속 같은 자리에 둬야 하는지, 역할을 바꿔야 하는지,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지. 그런데 초기 멤버라는 이유로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시간만 흘려보낸다.
하지만 성장이 멈춘 상태를 방치하는 건 그 사람에게도 회사에게도 좋지 않다.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, 그리고 언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대표가 먼저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다.
성장이 멈췄다고 판단하기 전에 먼저 봐야 하는 건 이 사람에게 주어진 환경이다. 초기 멤버는 대부분 역할이 명확하지 않은 채로 시작했고, 회사가 커지는 동안 역할 정의가 제대로 갱신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.
실제로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일 수 있다. 회사는 변했는데 이 사람의 역할은 여전히 6개월 전 그대로인 경우, 이건 성장이 멈춘 게 아니라 방향을 잃은 것이다.
지난 3개월간 이 사람에게 구체적인 기대를 전달한 적이 있는가. "잘하고 있어"가 아니라 "이번 분기에 이 수준까지 도달해야 한다"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는가. 대부분 그렇지 않았다. 초기 멤버라는 이유로 알아서 할 거라고 믿었거나, 말하기 불편해서 미뤘거나.
환경을 점검한 뒤에도 여전히 성장이 멈춘 것처럼 보인다면, 그때는 두 가지를 본다. 이 사람이 지금 회사에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, 그리고 이 사람이 스스로 성장하고 싶어 하는가.
첫 번째가 안 되는데 두 번째가 된다면 역할을 바꿔본다. 개발을 하던 초기 멤버가 채용 담당으로 옮긴 뒤 다시 속도를 낸 경우가 있다. 코드를 못 쓰게 된 게 아니라 사람을 보는 일에 더 강점이 있었다.
두 번째가 안 된다면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다. 본인이 현재 상태에 만족하거나, 변화를 원하지 않거나, 이미 지쳐서 의욕이 없는 상태라면 대표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.
이럴 때는 대화를 시작한다. "지금 상태를 어떻게 보고 있어?"라고 묻는다. 대부분 본인도 알고 있다. 그리고 많은 경우 이미 떠날 준비를 하고 있거나, 떠나야 한다는 걸 알지만 먼저 말하지 못하고 있다.
초기에 합류한 사람이 더 이상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을 겪은 적이 있다. 6개월 동안 역할을 바꿔주고, 코칭을 연결하고, 1:1 미팅을 늘렸다. 하지만 변하지 않았다.
결국 그 사람을 만나 이야기했다. "지금 상태가 너에게도 힘들 것 같아. 우리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자." 그 사람은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"사실 나도 알고 있었어"라고 했다.
3개월의 전환 기간을 뒀다. 그 기간 동안 그 사람은 후임자를 찾는 일을 도왔고, 떠난 뒤에도 연락을 주고받는다. 지금은 다른 회사에서 본인에게 맞는 일을 하고 있다.
모든 초기 멤버가 떠나야 하는 건 아니다. 어떤 사람은 속도는 느려도 꾸준히 성장한다. 매 분기 조금씩 나아지고, 새로운 것을 배우고, 본인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다음 단계를 준비한다.
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. 이 사람이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, 그리고 그 방향이 회사가 가는 방향과 같은가. 만약 방향이 같다면 속도가 느려도 기다릴 수 있다. 하지만 방향이 다르다면 빨리 정리하는 게 서로에게 낫다.
이 사람이 6개월 뒤에도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대표는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. 만약 받아들일 수 없다면 지금 당장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.
성장이 멈춘 사람을 방치하는 건 친절이 아니다. 명확한 피드백 없이 시간만 흘러가게 두는 건 그 사람에게서 다른 기회를 빼앗는 일이다. 초기 멤버라는 이유로 특별히 대우하는 게 아니라, 초기 멤버이기 때문에 더 솔직해져야 한다.
성장이 멈춘 상태와 성장 속도가 느린 상태는 다르다. 멈춘 건 환경을 바꾸거나 역할을 바꾸거나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 신호고, 느린 건 방향이 맞다면 기다릴 수 있는 상태다. 대표가 할 일은 둘을 구분하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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